오효진의 특별한 사진展_사진과 시와 서예의 만남

2007.12.5.~2007.12.11.


글: 오효진

카메라와 사진을 친구 삼아 놀기 시작한 지 어언 반세기가 지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내한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사진이나 카메라는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가장 가까운 반려가 됐습니다. 그런데도 녀석들은 항상 제 곁에서 제 손자 놈처럼 재롱을 부리기만 했습니다. 저는 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최근까지도 그렇게 철없이 놀기만 하다가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오십년이나 지났으니 무슨 감사의 표시라도 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잘 놀아 놓고, 아차하다 모른 척 떠나면 그게 무슨 인사란 말인가. 네가 그토록 사랑하던 것들은 임자 없는 개가 되어 여기저기 떠돌다 말지 않겠는가.
마침내 저로선 큰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오효진류만의 사진을 가지고 오효진식의 사진전을 하자. 그것이 내 반려들에 대한 확실한 보답이 될 것이다. 물론 자기보다도 카메라와 사진을 더 가까이 하는 것을 말없이 참아준 아내에 대한 보답도 될 것이다. 이런 제 생각이 이번 전시회에 그대로 잘 표현됐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2000년 이후에 찍은 것들 가운데 몇 점을 골라봤습니다만 이것 역시 보아주시는 분들의 몫입니다.
테스트 프린트를 뽑아가지고 들어온 날 아내는 그 사진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이게 사진이우 산수화유?”
그 말을 듣고 저의 첫 번째 목표는 그런대로 달성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카메라가 시키는 대로 사진을 뽑아내기만 하는 것에 대해 늘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진과 그림과의 경계도 내 나름대로 허물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진에 제 자작시도 써넣고, 낙관도 찍어 넣었습니다. 그러자니 모두 까다로운 한지에다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어찌 보면 사진전, 시화전, 서예전을 함께 하는 셈이 됐습니다.
이것 역시 보시는 분들이 평가하실 것입니다. 저는 다만 이것으로 오십여년 이상이나 오래된 반려들에게 이것 봐, 내가 그냥 놀기만 한 건 아니잖아.하고 핑계를 대며 스스로 위안 받고 싶을 뿐입니다.
또 저는 부끄러운 짓 하나를 함께 합니다. 저는 월간 사진예술에 2001년 1월부터 2006년까지 5년여를, 영상수필 오효진의 사진과 생각을 연재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 연재를 그 만둔 뒤에는 좀 쉬었다가 계간문예에 같은 내용의 글과 사진을 지금까지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과 생각의 절반가량은 2004년 3월에 개망초의 행복이란 이름으로 책이 되어 나왔습니다. 이번엔 그 이후 지금까지 나온 사진과 생각을 묶어 또 한 권의 책으로 역시 사진예술사에서 엮어냈습니다. 이번에 그 출판기념회도 겸하게 됐습니다. 정말 식은땀이 서 말이나 나오는 것 같은 심정입니다.



오효진 군수가 지나온 길

1943년 충북 청원에서 출생해서 고향 현도에서 현도초등학교를 거쳐 대전중, 대전고, 서울대 국문과와 서울대 대학원(석사과정)을 졸업 후 미국 스프링힐스 대학 언론연구과정,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잉어와 꼽추가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고등학교에서 4년간 교편을 잡았다.
그루 서울 문화방송에 입사해 사회부 기자로 일하다가 광주민주화운동, 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서 2년형을 받고 복역중 헌병단가를 작사한 공이 인정돼서 출옥했다.
그후 조선일보에 입사해 월간조선 부장대우, 조선일보 사회부장대우로 일했다.
조선일보 재직시 오효진의 인간탐험을 월간조선에 연재했다.
서울방송 보도국장, 동경지국장, 편성이사를 거쳤다.
언론계를 떠나 정부대변인겸 공보실장(국정홍보처장)을 지냈고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충북 청원군수로 일했다.
2008년 3월 충북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2년)을 수료할 예정이다.
기자시절, 한국방송문화대상 기자상을 받았다.
저서로 소설집 인간사육, 아빠의 자유
꽁트집 가을만 되면 미치겠네, 사주팔자 고칩시다, 봄밤의 데이트
시집 고운 꽃은 시들지 않으리
인터뷰집 오효진의 인간탐험 4권
사진집 내가 보 세상 즐거운 인생
영상수필집 개망초의 행복 등이 있다.
영상수필 사진과 생각을 월간 사진예술과 계간문예에 7년간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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