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준 개인전 [카피-라이트]

2015.12.16(수) ~ 12.22(화)


카피-라이트(The Copy-Lights)

사진에서 최대한 작가의 의도가 없는 사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그리고 작가의 의도와 능력이 아니라 카메라의 의도와 능력을 사진으로 표현할 수는 없을까?

이 작업은 지난 <트윈-아이즈 리플렉스>(2010)시리즈와 개념적으로 연장선에 있는 프로젝트이다. <카피-라이트>작업은 나의 아이(12)가 먼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보고 그대로 따라서 본인이 다시 찍은 것들을 붙여서 만든 이미지들이다.
먼저 아이는 두 개의 장치를 사용해서 찍었다. 카메라와 삼각대이다. 아이는 자신이 찍고 싶은 것을 디지털 카메라의 자동모드와 노출보정 장치를 사용해서 찍는다. 그리고 나는 그 사진을 보고 그대로 카피해서 찍는데 이 때 비슷한 화각과 같은 화면 비율의 낡은 폴딩형 카메라로 같은 자리에서 찍었다. 카메라를 든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30년이 나고 그 손에 각각 쥐어진 두 카메라의 생산 연도 차이는 약 60여 년이다. 적게는 30년에서 많게는 60년의 차이가 나는 사진의 주체에 의해서 생산된 두 개의 이미지는 포토샵으로 나란히 겹쳐서 붙여졌다.

아이는 자연의 빛을 이용해서 대상을 카피하고 나는 그 이미지를 다시 카피했다. 아이는 카메라라고 하는 기계장치의 힘을 빌어서 이미지를 생산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나는 아이의 힘을 빌어 최종 겹쳐진 이미지를 생산하고 최종 의미를 부여한다. 아이에게 사진의 도구는 카메라와 삼각대이고 나에게 있어 사진의 도구는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먼저 대상을 고른 아이의 의도와 그 사진이미지이다.

두 개의 사진이 겹쳐진 것은 카메라에서 필름 이송장치가 고장이 났을 때 볼 수 있는 것으로 카메라와 필름을 사용했을 때만 볼 수 있는 장면을 재현한 것이다. 물론 그런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그래픽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두 이미지가 겹쳐지는 것은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라는 기계장치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내가 재현한 것은 아이가 고른 나무나 꽃과 같은 대상이 아니다. 잘 작동할 때는 알지 못하다가 간혹 기계고장이 났을 때, 나의 도구가 다른 것이 아닌 카메라라는 기계장치임을 깨닫는 순간에 수면 위로 드러나는 카메라의 존재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전시를 준비하는 중에 사진을 작게 출력해서 학교에 가져갔다. 우연히 그 사진들을 본 같은 반 친구들이 "야 이거 진짜 니가 찍었어? 니네 아빠가 찍은 거 아냐?"라고 물었다. 그래서 아이는 그 이야기를 듣고서 "카메라가 좋아서 그래."라고 대답했다.





[작가 약력]

EDUCATION
2011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전공 졸업
2000 경성대학교 사진학과 졸업

EXHIBITOIN
개인전
2015 <카피-라이트>, 갤러리 나우, 서울
2010 <트윈-아이즈 리플렉스>, 갤러리 룩스, 서울

단체전
2000 <포스트-포토>, SK포토갤러리, 서울
1999 <현대사진워크샵>, 예술의 전당 소전시실, 서울

전시기획
2015 <사진가의 사색전>, 광교갤러리, 서울
2014 <미술관 옆 사진관>, 어울림누리미술관, 고양
2013 <빛다짐 사진전>, 어울림누리미술관, 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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