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우 사진전 [일상을 걷다-부제:출근길 2009-2012]

2012년 12월 26일-2013년 01월 01일


■ 오 픈 식: 2012년 12월 26일(수) 오후 6시
■ 관람시간: 10:00am-06:00pm (1월 1일은 12시까지)


[평론]

백승우의 틈의 미학; 일상과 사물성으로부터

프랑스 기호학자 질 들뢰즈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스완네 집 쪽으로>에서 이렇게 말한다. “늘 걷는 길은 목적지, 방향, 이동에 따른 깊은 인상을 각인시킨다. 이것들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음으로서 얻는 되찾음이자 지속적인 삶의 환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틈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규칙적으로 걷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일상의 기호들과 만나게 되고 그런 일상의 기호와 만남으로써 깨닫게 되는 (일상으로부터의) 사물성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어디 들뢰즈뿐이겠는가! 발터 벤야민도 프루스트의 시간의 틈에 대해서, 그 의미에 대해서 주목했다. 의지적 방향성은 “규칙적으로 산책하는 모든 산책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와 부재, 생성과 소멸을 바라보는 재인식의 시선”이라 했다. 그렇다. 매일 아침, 일정한 좌표, 일정한 방향을 향한 산책자는 부단히 어제와 오늘 사이의 변화를 읽는다.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생겨났으며, 또 무엇이 몰락하고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했는지 달라지는 일상을 파악한다. 재인식의 시선이자 사진의 시선이다. 사진이야말로 지속적 현존으로부터의 차이, ‘틈’의 철학으로부터 건져지는 어제와 일상과 사물성의 재인식이다. 그래서 매일 매일 규칙적인 시간, 일정한 방향과 거리를 가진 ‘틈’의 산책자에게는 나날이 변화하는 새로운 대상, 사물, 존재들이 방출하는 기호들을 해독하고 해석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존재의 출현과 존재했던 것들의 소멸, 또 다른 존재의 출현을 목도하는 일상과 사물성의 재인식이 ’산책자로서의 사진가‘이다.
백승우의 사진, 그의 <일상을 걷다>가 그런 경우이다. 그의 사진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아침 출근길에 찍혀진 것이다. 출근 시간이라는 시간의 틈, 직장을 향한 방향의 틈, 걷기라는 보행의 틈을 통해 획득한 일상과 사물성에 대한 재인식의 결과물이다. 그렇게 그의 사진은 오랜 시간동안 규칙적인 방향과 거리를 통해서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나타났는지, 무엇이 새롭게 등장하고 무엇이 하루아침에 몰락했는지, 아니 졸지에 뒷전으로 밀려났는지를 보았던 자국이다. 또 느닷없이, 예기치 않게 바로 오늘, 자신의 존재감을 헤아려달라고 신호를 보낸 사물들의 대변이다. 그래서 백승우의 시선은 들뢰즈의 틈의 철학 그리고 벤야민의 산책자의 개념과 일치한다. 매일 매일 달라지는 일상성의 파악과 재인식의 시선이기에, 그것들에 대한 사진의 시선이기에 일상과 사물성에 틈의 미학이고 산책자의 시선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일상성의 인식, 하나는 사물성의 인식이다. 철학과 미학의 범주에서 보면 일상성은 틈의 발견이고, 사물성은 틈의 인식이다. 이것들의 기본 전제 혹은 가장 본질적인 요소가 규칙적인 ‘마주침’이다. 백승우의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그의 사진에 핵심을 이루는 요소이다. 이것들은 다음을 전제한다. 규칙성 너머의 불규칙인 요소, 정형성 너머의 비정형성의 요소들의 사진적 기호들이다. 그래서 틈틈이는 바로 틈의 이해이면서 동시에 사진을 이해하는 선결 요소이다. 그가 지속적으로, 규칙적으로 일상과 사물들을 마주했기에 삶의 기호들이 방출한(궁극적으로 사물들이 방출한) 기호의 상징들을 바라볼 수 있었고 해독할 수 있었다.
백승우 사진의 또 다른 돋보임은 일정한 시간, 거리, 방향으로부터의 얻어지는 돌발적 자극이다. 그러니까 예기치 않게 규칙적 패턴에서 벗어난 야릇한 현실감이거나 혹은 불가사의한 정체, 또는 뜻밖의 패턴들이 제공한 시각적 스킨쉽(skinship)이다. 그의 출근길이 사진으로 행복했던 이유이다. 규칙적인 아침 출근길에 마주한 우연한 사물과의 대면. 어제 아침과 오늘아침의 틈의 차이가 가져다 준 소소한 일상의 터치이다. 이렇게 백승우의 사진들은 출근길이라는 목적지, 방향, 거리를 전제한 일상과 사물의 연속, 전개, 변화의 스토리텔링의 모습이다. 바로 출근이라는 ‘시간의 틈’ 사이에서, 회사라는 ‘방향의 틈’ 사이에서, 그리고 거리라는 ‘이동의 틈’ 사이에서 바라본 삶과 사물에 대한 성찰이다.
그렇다. 일상은 틈이다. 사물은 그 틈 사이로 흐른다. 사진가의 시선은 결국 틈에 대한 호흡이다. 백승우의 사진은 의지적이든 무의지적이든 일상에 대한, 삶에 대한, 사물에 대한 인식과 시선의 호흡이고 결과물이다. 매혹적인 일상의 감촉, 사물들의 소담한 숨결이다.

진동선(사진평론가)



백승우

WASHU [Washington University in Saint Louis]
YONSEI University Graduate School

개인전
2007 In The Hotel, Gallery Now, Seoul, Korea
2008 Feeling - Reality, Gallery NV, Seoul, Korea
2009 The Windows, Gallery Noon, Chungdam-dong,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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