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나우 작가상 Post NoW Exhibition부문 선정작가전 김현진 Kim Hyun jin <당신만이 불행한 세상>


2018년 02월 7일(수) - 02월 20 일(화)


[전시서문]

김현진은 이번 전시 [당신만이 불행한 세상]에서 그녀의 사진을 통해 개인 내면의 치료와 관객과의 소통 모두를 이루고자 한다. 삶의 순간들을 가장 사실적으로 기록하기 위한 기술로서 시작된 사진의 역사는 현대예술의 새로운 미디어 탐구와 맞물리면서 회화적 붓질을 벗어난, 새로운 예술적 감각을 탄생시켰다. 사진기술의 발전은 회화를 넘어선 창작과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현대인에게 무의식표출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카메라를 기능하게 하였다. 김현진의 사진작업은 이러한 사진의 새로운 역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작업방식에서는 디지털매체를 통한 회화적 구성방식과 추상적 감성을 재현하면서도 사진의 고유한 지표적 특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전시의 첫 번째 시리즈인 ‘자화상’에서 김현진은 그녀의 개인적 성찰을 초현실적 구성으로 가시화시키고 있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사회적 억압과 여기서 해방되고자 하는 욕망 사이의 갈등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무의식에 대한 자기반성적 시각은 ‘자화상’ 시리즈의 작품들을 관통하고 있다. 방어적인 자세로 웅크려있거나 커다란 바위 뒤에 숨어 손을 뻗고 있는 신체의 파편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서 우뚝 선채로 바람을 견뎌내고 있는 피사체 등 초현실적으로 표현된 형태들은 모두 혼란스러운 현실에 대한 그녀의 성찰이 투영되어 있다. 그러나 그녀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직시한 이 지극히 개인적인 성찰과 치유의 과정은 내면을 벗어나 사진으로 복제되고 전시되면서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공감과 소통을 제안하고 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행위에서 경험한 사적인 치유의 감정을 증폭시켜 공감을 이끌어 내고자 한 그녀의 의도는 두 번째 시리즈 ‘감정의 색채’에서 더욱 심화된다. 작가는 상징적 이미지들은 사라지고 추상적인 색채와 형태가 뒤섞인 표현방식에서 내포되어있는 감정적 요소를 통해 발화될 수 없는 내면의 시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자화상’ 시리즈의 구상적 이미지와 대비되는 추상적 표현방식은 숭고를 물질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던 추상회화의 표현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언어적 설명이 불가능한, 발화될 수 없는 감정 또는 무의식을 드러내고자 했던 추상회화의 상징성과 맞닿아 있는 그녀의 작업방식은 디지털화된 평면적 이미지이면서도 내면의 깊이를 동시에 분출시켜 전통회화와는 또 다른 지각의 지평을 열어주려는 시도이다. 이 새로운 지평은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과 감상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녀에게 있어 카메라란 단순히 현대적인 이미지를 찍어내기 위한 기계가 아닌 자아확립을 위한 도구이자 타자, 관객과의 소통을 유도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그녀가 구축한 예술적 소통의 도구로서의 사진 이미지는 이번 [당신만이 불행한 세상]전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미학적 경험을 제공해준다.


[작가노트]

당신만이 불행한 세상

chapter1. 자화상自禍像  / chapter2. 감정의 색채

현대 재현예술의 가장 큰 특징은 사진이며, 단순한 장르로서의 사진이 아니라 작가의 예술적 메세지를 전달 하는 조형적 도구가 된다. 이로서 사진은 기술적 결과가 아니라 그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정신적인 생성에 있게되는 이미지-행위가 된다. 본인은 이를 어떠한 맥락 안에서 적절한 조화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세지와 그에 대응하여 발화되는 관객의 감정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당신만이 불행한 세상]에서 사진 이미지는 촬영 순간의 행위를 내포하며 또 한 행위는 그 자체로서 소통이자 자아확립을 뜻하는 하나의 구조적 행동이 다. 인간을 삶의 주체자로서, 곧 다양한 감정과 사건을 견 디어내고 극복하는 과정을 갖는 존재로 상정하고 이미지를 통해 이 의미를 재확인하고 전달하고자 한다. 본인에게 있어 촬영 행위는 개인에게서 생겨난 개별적 감정을 촬영이라는 중립적인 행위와 완성된 객관물로서의 이미지를 통해 주체에게서 매게로 전이시키는 과정을 뜻한다. 이 기록행위는 하나의 ‘나’ 가 경험하는 사건으로부터 모두의 ‘나’ 를 위로하는데 다다르고자 한다. 지나간 것은 기록 되고 이로써 실제하는 삶은 더 단단해진다.

두가지로 나뉘는 섹션에서 첫번째 시리즈인 ‘자화상(自禍像)’은 self-portrait 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화상의 ‘화’는 畵 (그림 화,그을 획) 이 아닌, 禍 (재앙 화) 로서, ‘몸과 마음에 당하는 뜻밖의 불행이나 손실’ 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상처받은 유년기에서부터 청소년기, 성년이 되어서 까지에 대한 보상 심리로써 또는 존재의 확인으로서 본인은 이미지 속 피사체를 자신의 투영이자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신과 가슴에 끊임없이 쌓여지는 희로애락과 억압된 에너지를 시각화 함으로 자아에게 주는 일종의 치료적 수단이다. 불완전한 자아와 불합리한 환경의 경계 어디쯤에서 ‘나’자신을 바라봐주지 않으면 사라질 것 같기에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러나 본 작업은 사적인 범위 안에 머무르지 않고, 내 자신과 동시대 인간들을 투영해 주어야 한다.
우리들 모두는 언제든 촉발될 수도, 촉발되지 않을 수도 있는 감정선이 존재한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 받길 원한다.
애초에 인간의 운명은 거룩하고 성스럽게 태어나지 않았다지만 우리는 거룩하고 성스럽길 원하였다.
그 양면의 불편한 간극 사이에서 핍박당하는 자신의 진화과정을 받아들이게 되고 점차 타인이 건내 주는 패배감과 혐오에 반응하지 않는 법을 일구게 된다. 나는 습관적으로 지나온 작업물을 들춰보며 다시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한번 깨져 조각났지만 투명 테이프로 합을 맞춰 붙여놓은 깊고 어두운 거울을 보는듯하다. 비록 지저분한 이음새가 남아 있더라도 거울은 재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언제 접착력이 약해져 떨어질지 모르지만 다시 붙이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해소의 과정 뒤 또 다른 불편함을 새로이 마주하게 되는 반복적 굴레를 통해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야 할 현실이라는 사실을 환기 하게 된다. 삶이 존재하는 한 과정 또한 지속된다.

두 번째 ‘감정의 색채’에 관한 작업은 ‘나’에게서 출발한 작업이 타인에게 전달되기까지의 폭을 넓히기 위한 방법으로써 상징적, 추상적인 감정대입의 매개물을 만들어 냄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발화 되는 보이지 않는 어떠한 흐름을 시각화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유년기에서부터 청소년기 , 성년이 되어서 까지에 대한 기억과 연관된 심리적 특징을 끌어냄으로써 이러한 잠재된 색감에 대한 의식을 이미지화 시키려 노력했다.
오장팡_"과학과 예술의 공동 목표는 현실의 고통을 덜어줄 만한 판타지를 창조하는 것이다."
당신만이 불행한 세상은 개인의 메세지에 국한된 일방적인 정보 전달로 그치지 않고 감정전이를 통한 치료적 역할 수행의 확장을 기대한다. 마주하는 관객에 따라서 그들은 각기 다른 방식을 통한 자극과 신호를 경험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같은 문제를 마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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