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
Kim Gyuri
N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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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30일(화) - 2023년 06월 07일(수)
김규리가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을 가지고 나왔다. 그의 삶은 만개한 꽃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피사체로서의 삶이었다. 궁금했다. 남들이 바라보는 김규리. 그리고 내 안의 나, 내가 느끼는 나. 나를 바라보기로 했다. 객관적이고도 침착하게… 작은 깃털에서도 자신을 느끼고, 무리 중에 일탈했지만 꼿꼿한 모습으로 자란 작은 꽃에서도 자신을 보았다.
자화상은 고흐(Gogh, V.van.) 뒤러(Durer, A.), 렘브란트(Rembrandt, H.van R.),가 수많은 자화상을 그렸고 우리나라 자화상 가운데 단연 걸작은 ‘윤두서 자화상’을 꼽을 수 있는데 대체로 인물의 특징과 느낌을 잘 드러내야 되기 때문에 여간한 통찰력과 기량으로는 자칫 낭패를 보기 쉬운 쟝르이기도 하다. 김규리는 날카롭고, 힘있는 시선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로 아직은 카메라의 시선으로 자신을 보고 있지만 때로는 정공법적 시선으로, 때로는 미려한 곡선으로 때로는 한없이 보드라운 시선으로, 또 한지, 먹, 분채, 흙, 호분, 아크릴, 압화 등 질료도 다양하게 사용한다. 다양한 시선 다양한 표현법으로 자신을 드러내지만 모두가 원래 있었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꼭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 든다.
난 장미다. 난 장미다. 장미이고 싶고, 장미이어야 하는 자아를 스스로 더 각인시킨다. 그래서 넘침을 주저하지 않는 장미 같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 장미를 사랑한다. 스타 김규리는 자신을 드러내고 보여야만 하는 입장이었지만, 반면 보이고 싶지 않았던 양가의 감정 속에 드러나고 또 드러내어지는 삶을 지내야 하는 과정에서의 숙성되어지는 세월을 보냈을 터이다. 그래서 키워진 유연하고 단단해진 모습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어쩌면 이번 작업이 오랫동안 타인의 시선으로 관찰되고 만들어졌던 외적 이미지에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자신의 진짜 이미지를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형상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작업 에너지는 그의 살아있음의 확인이며 생명력의 확인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을 관조하기보다는 자신의 삶 속에 확고이 들어가 자신의 호흡을 확인하고, 생명의 또 다른 리듬을 찾아 내고자 한다. 아름다운 선율 같은 행위로 내적자신의 존재 의미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김규리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구원의 여상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그녀의 작업실은 한옥이다. 식물을 키우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며, 자신을 들여다보는 깊은 구중궁궐 같은 곳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동굴이 있다. 그 동굴이 때로 샘물 같은 에너지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사회와의 벽을 만들기도 한다. 김규리의 동굴은 오롯이 자신과 소통하는 작은 우주 같은 공간임을 느끼게 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을 발견하고 내면의 모습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보여지는 나와 보는 나, 표현된 나, 그리고 그것을 살피는 나, 스스로 일어나며, 사랑하고, 스스로 대한 믿음의 힘을 키우는 그러한 공간이다.
누구나 각자의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의 이마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점(鮎) 이라기 보다는 어떤 영역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할 만큼의 문양을 지니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있던 점으로,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연기할 때, 춥거나 덥거나 울거나 웃거나 하면 더 선명하게 올라온다. ‘점’은 흉처럼 안좋은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상징 혹은 그 자신의 일부라며 자신답게 만들어주는 그 점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 마치 한옥을 통해 만나는 자연주의 같은 연계선상에서의 자연스러움의 수용적자세와 교감 되는 지점이다.
자화상 <사유>에 표현된 옷과 배경은 같은 계열의 흐릿한 색이다. 마치 무념(無念)의, 무언가를 잊고 있는 듯한, 비워진 것 같은 모양새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비운다’는 것은 전작의 한지 그림 <비우다 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표범을 표현하는데 검정색으로 그려져야 할 부분은 검정으로 비웠고, 흰색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부분을 흰색으로 비웠다. <표범>은 색이 칠해지고 채워져야 할 곳에 비움으로 그린 그림이었다. ‘비움’은 곧 ‘사유’이고, ‘사유’는 나를 나 답게 하는 작업이었으며, 작업의 실존은 이번 전시작 <사유> 속 이마의 ‘점(鮎)’으로 그 정점을 이룬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표범처럼 잠잠하지만 깊이 있게 응시하는 자신의 모습에서부터 꽃, 뒷모습의 누드, 색면 추상 등 다양한 형태로 은유하여 보여준다. 전시를 통해 자신을 믿는 이에게, 믿고자 하는 이에게 작가 김규리는 차분한 목소리로 ‘함께하자’는 말을 스미듯이 권한다. 나 NaA (나 자신을 강조하며 길게 부르는 의성어로 유머를 담아 작가가 붙인 말)’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자고. 그리고 그 시간에 같이 동행하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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