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ings-Met Museum, 96.8x76.2cm, Lightjet print, Edition of 5, 2010
"It is a sacred place of modern civilization and a noisy concert hall."
IM SANG BIN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젝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젝트의 작품들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직접 촬영된 수많은 소장품의 사진 이미지들 중에서 선택, 구성되어 만들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총 9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제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세계 문화를 분류, 체계화하여 전시하는 방식대로, 현대 미술, 서양 종교 회화, 서양 회화, 부족 미술, 동아시아 미술, 페르시아 미술, 이집트 미술, 그리스와 로마 미술, 서양 조각으로 명명되었다. 하지만 실제 박물관을 꼭 방문해보아야만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프로젝트는 원래 존재하는 소장품을 충실히 재현, 기록하고자 한다기 보다 나 스스로 창의적이고 비평적인 큐레이터가 되어 실제에 기반했으나 실제를 떠난, 나의 의도와 표현이 중요한, 나만의 상상의 미술관을 만들고자 기획되었기 때문이다.
거대 문화기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동시대적 풍경을 의도에 맞게 생생하게 시각적으로 표현해내고자 나는 다양한 시각적 방법론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이 프로젝트의 모든 작품에서 실제 전시장의 크기가 과장되고, 디스플레이와 조명이 변경되고, 채도와 명도 대비효과가 강조되었다. 일반적으로 미술관에서는 각 전시장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다 다르다. 이는 소장품의 수, 그리고 미술관에서 판단하는 문화적 중요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나는 작품들의 공간 구성 등 여러 시각적 요소들을 비슷하게 조율하고자 이들을 정확히 같은 크기의 작품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숨은 의도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라는 중요한 서구문화기관을 통해 드러나는 문화 헤게모니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이 미술관에서 대표되는 각 문화공간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반성적으로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이 미술관이 역사적으로 미국 소장문화의 진풍경을 제공하고자 범주화된 분류체계를 지속적으로 도입, 발전시켜 오면서 서구 미술사 지식체계를 구축하는데 상당히 일조하였을 것이라는 추측은 의심스러운 단계를 넘어 다분히 그럴법한 일이다. 나아가, 이 미술관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기록소라기 보다 역사를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문화기관, 나아가 세계사를 자신의 이해관계를 통해 이해, 교육하려는 정치권력의 한 단면으로 비판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젝트를 아홉 개의 작품으로 대등하게 구성하여 상대적인 비교와 감상을 유도하였다. 이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계층적으로 세분화해서 전시된 세계문화사의 지형도를 조망해보고 짚어보기 위함이었다. 예를 들어, 이 미술관의 다른 전시장들은 문화사적이고 지역적인 장소에 의해 분류되어 있는 반면, 부족 미술 전시장은 전 세계에서 수집된 모든 종류의 원시 미술품과 유물들을 전시한다. 부족 미술은 동시대 권력구조 하에서 철저한 객체가 된 것이다. 이집트 미술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소장품은 그 이면을 돌아보면, 문화제를 약탈당한 실제 이집트의 상황과 그들의 문화제 반환 노력을 상기시킨다. 동아시아 미술 전시장과 페르시아 미술 전시장에서 느껴지는 상대적인 소장품의 열세는 다른 문화를 대표하는 서구 문화기관의 정통성에 의심을 가지게 만든다. 물론 대표하는 주체와 대표되는 객체의 권력관계는 실로 쉽지 않은 문제이다. 고대 석상의 파편 조각들은 원래의 장소에서 옮겨져서 액자나 좌대 등 현대식 미술품 설치법에 따라 디스플레이 되어있다. 이는 전세계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제가 당연히 있어야 할 보금자리는 현대미술관이라는 뒤바뀐 맥락적 사고를 조장하여 사람들이 원래의 문맥에서 그 해당 문화제를 상상하고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보는 관점에 따라 언제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사실 뉴욕에 살면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인상적인 소장품은 언제나 나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한편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이슈들이 머리 속을 맴돌았고, 그래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와 가상, 진짜와 모조, 원본과 조작,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의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탐험해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느끼게 된 것이, 인간은 자고로 복잡하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도, 미술관이 보여주는 문화의 진풍경은 아직도 끊임없이 나를 매혹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미술관은 종종 여러 문제를 노출하면서도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는 장소임을 부정할 수 없다. 애증은 여행을 위한 완벽한 동반자, 결국 중요한 것은 즐기는 것이다.
임상빈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1, 139.7x83.8cm, dye sublimation on aluminium, 2021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3, 139.7x81cm, dye sublimation on aluminium, 2021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Project
Each work in this series depicts a selection of actual works, chosen and photographed by me, from the collections at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Each represents the reconstruction of cultures as showcased by the actual museum: Modern art, Western religious painting, Western painting, Tribal art, East Asian art, Persian art, Egyptian art, Greek and Roman art, and Western sculpture. There is no need for the viewer to have visited the actual museum to appreciate this project; it embodies my own imaginary museum from the perspective of a creative and critical curator, rather than being an artist’s rendering of the collection as it exists.
The nine works in the series exaggerate the sizes of the real-life exhibition space, makes changes to the displays and lighting, and enhances color saturation and contrasts in order to create a vivid visual image of the megalomaniacal “personality” of institution. In addition, these nine images intentionally are the same size and similar in presentation in order to question the “importance” of the cultures represented in the museum, based on the relative size allotted to each cultural collection in the actual museum, and to critique the hegemony of this particular Western institution. The suspicion is that Metropolitan Museum of Art has historically contributed to the construction of art historical knowledge and provided the spectacles of American collection culture through particular categorization and arrangement. In this regard, the museum cannot claim that it presents history as it is, but provides a subjective interpretation of history based on the particular point of view of its political and cultural interests that makes particular sense of the world.
Along these same lines, the project draws attention to a particular emerging worldview, of hierarchical departmentalization. For instance, the Tribal art section of the actual museum presents all the primitive cultural art and objects from all over the world, whereas other sections are more or less categorized by their cultural/geographical locations. The Egyptian section contrast itself with the real Egypt, which is in a constant battle to reclaim its’ own cultural assets. The relative shortage of East Asian and Persian artifacts casts doubt on the Western institution’s legitimacy in representing other cultures. Fragments of ancient statues, relocated from their native lands, are displayed in modern modes of installation, on frames and pedestals, giving the impression that the modern museum is the natural home for these cultural belongings from all over the world. These display styles also make it difficult for people to imagine the artifacts in their original contexts.
The impressive collections of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have always commanded my attention, and the issues above have long lingered in my mind, triggering this project. The project has encouraged me to explore back and forth between the real and the virtual, the actual and the simulated, the original and the manipulated, and the analog and the digital. As a complex human being, I wholeheartedly admit that the cultural spectacle still fascinates me as I criticize it. The museum is a problematic yet amazing place to experience. Hatred and affection are perfect traveling companions.
IM Sangbin
Morgan Library, 99x99cm, dye sublimation on aluminium, 2021
Museum of American Indian, 99x99cm, dye sublimation on aluminium, 2021
People 1, 63.5x213.3cm(upside), 99x213.3cm(downside), Lightjet print, Edition of 5, 2008
Modern Art, 202.4x121.9cm, Lightjet print, Edition of 5, 2009
화획(畵劃) 프로젝트
나는 중고등학교부터 줄곧 회화를 전공했다. 하지만 군대를 제대하던 1999년, 인터넷을 처음 접하며 급격한 디지털화를 경험했다. 이런 나는 아날로그 문화 속에서 자라나 성인이 되어 디지털 문화를 본격적으로 접한 X세대로 분류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스캐너를 활용하며 디지털 작업을 시작했고 후에는 디지털카메라와 포스트프로덕션으로 이미지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한 번에 한 장만 찍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미지를 찍고는 이를 이리저리 엮어 익숙하면서도 초현실적인 광경을 만들며 자본주의 풍경의 달콤하고 처연한 아이러니를 드러냈다.
사진은 시각적으로 매끈한 표면을 뽐내며 완성된 세상을 보는 창이다. 나는 사진의 힘은 마치 언제 내가 수줍어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냐는 듯, 당당하게 우리 앞에 자신을 뽐내는 풍경의 ‘초실제적 극사실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초실제적 극사실성’이란 너무 사실적이어서 실제를 초월할(실제보다 더욱 실제인 것만 같은) 정도이거나, 혹은 실제를 초과해 버리는(정도를 넘어 이제는 실제에서 이탈해버리는) 상태를 지칭한다.
한편으로, 회화는 촉각적으로 축적된 지층을 뽐내며 그 과정을 재생하는 영상이다. 나는 회화의 힘은 마치 언제나 그래왔다는 듯이, 보면 볼수록 우리 앞에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는 ‘물질적 정신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질적 정신성’이란 너무 물질적이어서 정신계가 도무지 보이지 않거나 너무 정신적이어서 비물질적일 수밖에 없는 양 극단이 아닌, 드러내고 싶은 바를 물질로 표현하려는 의지(표현주의적 표출) 혹은 물성의 한계에 조건 지어지는 상태(인상주의적 습득)를 지칭한다.
한동안 나는 사진에 주목하면서도 회화, 드로잉,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에는 나는 사진과 회화 작품을 보여준다. 이 둘은 시각적으로는 다르지만 개념적으로는 유사한 측면이 있다. 둘 다 부분과 전체와의 관계, 그리고 기운생동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회화 작품은 완전히 새로운 프로젝트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화획(畵劃) 프로젝트(Strokes project)는 수많은 획들이 얽히고설키며 기운생동(氣韻生動) 하는 광경을 표현한다. 석도(石濤·1641~1720)는 ‘일획이 만 획’이라 하였다. 그리고 마찬가지 이유로 ‘만 획이 일획’이다. 일획은 만 획 속에 있고 만 획은 일획에 다름 아니기에. 결국, 이 프로젝트는 하나의 사안에 골몰하며 이를 심화하거나 혹은 오만 갈래로 파생하며 이를 확장하는 잠재태로서의 획의 외침, 즉 의인화와 공론화의 장이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대표적인 네 개의 비유, 다음과 같다:
첫째, ‘생각은 생명’이다. 일획은 씨앗, 즉 고유의 생명을 품은 하나의 생각이다. 이를테면 머릿속에서 불현듯 생각 1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쏜살같이 달려간다. 그러자 생각 2는 저쪽에서 이쪽으로 미끄러진다. 그런데 생각 3은 여기서 은근슬쩍 피어난다. 그러니 생각 4가 저기서 화들짝 날 좀 보라며 요동친다. 그러나 생각 5는 여기쯤에서 단단히 자리를 틀고 앉았다. 한편으로 생각 6은 둥둥 떠오르며 비집고 올라간다. (이하 중략…) 그런데 개별 획은 추상적인 흔적이다. 따라서 일종의 X 함수다. 언제라도 이에 적합한 내용물을 채울 수 있는. 혹은 범인이 남긴 의문의 단서다. 비범한 통찰력으로 추리가 가능한. 혹은 우리가 마주한 묘한 자극이다. 예술적 상상력으로 다양한 서사를 풀어내는.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판도라의 상자(Pandora box), 난상 토론으로 촉발되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혹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알고리즘(algorism)을 통한 심층학습(deep learning)이 반영하는 집단지성의 지형도라 할 수 있다. 때에 따라 한참을 바라보면 머리가 좋아지거나 생각이 정리될 수도.
둘째, ‘나는 다’다. 누구나 그렇듯이 내 안엔 내가 너무나 많다. 즉, 내 안의 수많은 작은 아이들, 의도나 목적이 종종 상이하니 개성이 넘친다. 마치 다중우주인 양, 서로 다른 우주에 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서로 간에 ‘반목과 투쟁’을 일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함께 하는 그들의 모습이 희한하게 말이 되는 등, 아름다운 ‘화합과 상생’의 오케스트라를 연출하기도 하니. 즉 나는 나, 아무리 세포분열이 일어나도 부분과 전체는 여러 방식으로 얽히고설키며 관련되게 마련이다.
한편으로, 마음 한가득 수많은 나, 왁자지껄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임시적으로나마 대표격으로 반장이 선출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다른 눈으로 보면 언제라도 반장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자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며 서로 본연의 모습에 충실할 것을 역설했다. 하지만, 정작 내 역할은 그 처한 맥락에 따라 자꾸 바뀌게 마련이다. 예컨대, 때로는 작가고 때로는 아빠인 나, 나름대로 다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이 프로젝트에서 오로지 하나의 획만 반장이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오늘 여기서는 내가 반장, 내일 거기서는 네가 반장이다. 아니, 누구나 반장이다. 혹은 굳이 반장이 필요 없다. 중요한 건 주어진 맥락에 따라 의미를 생산하며 그때그때 정을 나누는 상호작용 대화, 그 자체다.
셋째, ‘운동은 근육질’이다. 열심히 운동하면 근육이 발달하며 가시적으로 티가 난다. 이를테면 보디빌딩(body building)을 하면 ‘양감’, 즉 근육량이 늘고, ‘질감’, 즉 근육선이 분리된다. 여기다 기름을 바르면 ‘색채’, 즉 근육이 광이 난다. 머리카락으로 비유컨대, ‘양감’은 머리숱을 풍성하게 하는 붙임 머리, ‘질감’은 머릿결을 선명하게 하는 브릿지 탈색, 그리고 ‘색채’는 머리색을 도드라지게 하는 염색이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애매한 개념을 방치하지 않고 고민하며 열심히 갈고닦으면 이에 대한 논리적 구조화가 서서히 진행되며 마침내 사상이 명료해진다. 이를 표현하기 위한 내 작업 방식은 이렇다. 우선, ‘우연성’과 ‘즉흥성’을 적극 활용하며 애초의 획을 내지른다. 비유컨대, 애매한 출생, 즉 나도 모르게 태어난 세상이다. 다음, 여기에 ‘필연성’과 ‘의도성’을 부여하고자 오랜 시간에 걸쳐 이를 다듬는다. 비유컨대, 의도된 성장, 즉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러다 보면 점차적으로 ‘무게감’이 생기며 그 ‘목소리’가 또렷해지는 등, 각각의 획이 마침내 바라는 바를 이루는 느낌을 받는다. 비유컨대, 완성의 성취, 즉 내가 만족하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조형적으로 보면 이는 표현을 재현하는 ‘구상적 추상화’이다. 통상적인 추상화가 몸의 마력을 통한 다분히 우연적인 흔적 남기기에 집중한다면 나는 여기에 이를 더욱 필연적으로 실재화하는 후반 제작(post-production)의 단계를 더해 더욱 생생한 체감을 유도하기에. 한편으로, 내용적으로 보면 이는 의미를 형성하는 ‘당위적 정당화’이다. 과거형으로 말하자면 일어난 일에는 다 이유가 있게 마련이기에, 혹은 미래형으로 말하자면 그러고 나면 앞으로 다 그렇게 말이 되기에.
넷째, ‘이미지는 이야기’다. 얼굴의 모양에 따라 풍기는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나의 저서, ‘예술적 얼굴책’과 ‘예술적 감정조절’은 14개의 ‘음양비율(陰陽比率)’, 즉 순서대로 균비(均非), 소대(小大), 종횡(縱橫), 천심(淺深), 원방(圓方), 곡직(曲直), 노청(老靑), 유강(柔剛), 탁명(濁明), 담농(淡濃), 습건(濕乾), 후전(後前), 하상(下上), 앙측(央側)비율을 제시한다. 참고로, 각 단어의 앞 글자는 음기, 그리고 뒷 글자는 양기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얼굴, 그리고 추상적인 감정에서 이미지와 이야기를 연결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 비율은 단지 얼굴과 감정뿐만 아니라 온갖 사물과 현상(森羅萬象)에 다 적용 가능하다. 그러고 보면 이 프로젝트의 각각의 획은 그저 이미지가 아니다. 오히려, 나름의 이야기이다. 예컨대, ‘종횡비율’에 따르면 수직으로 긴 획은 ‘종비(縱比)’가 강해 나 홀로 간직한다. 반면에 수평으로 넓은 획은 ‘횡비(橫比)’가 강해 남에게 터놓는다. 그리고 ‘곡직비율’에 따르면 구불구불한 획은 ‘곡비(曲比)’가 강해 이리저리 꼰다. 그리고 직선적인 획은 ‘직비(直比)’가 강해 대놓고 확실하다.
그렇다면 개별 획은 온갖 감정을 다 가진 총천연색 묶음 인격체, 즉 개별 초상화다. 그리고 모든 획은 각양각색 다층 군상, 즉 집단 초상화다. 이를 하나씩, 혹은 서로 관계 맺으며 음미하다 보면 그야말로 끝이 없을 수밖에. 모두 다 화자 그리고 모두 다 독자, 오늘도 계속되는 천일야화 따로 없다. 예술은 이야기, 예술가는 이야기꾼.
결국,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자기 고유의, 혹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수많은 아우성을 다양한 형태와 색상과 질감의 맛으로 곱씹으며 끊임없이 내 마음을 수련한다. 그러면서 이미지가 소리가 되고 소리가 이미지가 되는, 혹은 무형의 몸짓이 유형의 재질이 되고, 온갖 색상이 서로 다른 마음이 되는 마법의 전율을 경험한다. 때로는 워낙 섬세하니 불안하고 때로는 워낙 당연하니 행복한 순간이다. 그야말로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임상빈
Strokes_L3, 130.3x97cm, Acrylic on canvas, 2022
Strokes_L5, 145.5x112.1cm, Acrylic on canvas, 2022
Strokes_L8, 145.5x112.1cm, acrylic on canvas, 2022
Strokes project
I have been majoring in painting since junior high school. In 1999, when I was discharged from the army, I first encountered digital world with use of internet. I am often classified as Generation X who grew up in an analog culture and later experienced digital culture. At first, I started working digitally using a scanner, and later produced images with a digital camera with post-production. Instead of taking just one picture at a time, numerous images were weaved together to create a familiar yet surreal scene which reveals the sweet and pitiful irony of the capitalist landscape.
Photography is a window into the perfected world boasting refined and smooth surface. The power of photography is to present ‘surreality of hyperrealism’ in scenery with ever presenting confidence as if it has never been shy. 'Surreality of hyperrealism' refers to a state that is too real to be transcendental (or more real than real), or to exceed reality (which is now far away from reality). On the other hand, painting is a video that reproduces the process by showing off the tactually accumulated strata. The power of painting is in the presence of ‘materiality of spirituality’ which gradually reveals itself before our eyes. 'Materiality of Spirituality' does not refer to the two extremes, being overly materialistic nor overly spiritual. Rather, it refers to an intention (expressive manifestation) of using materials to make visualization, or to a status (impressive acceptance) of human condition confined and conditioned by materials.
I have been working on various projects including painting, drawing, installation, and video with focus on photography. In this exhibition, I present photographs and paintings. The two are visually quite different, but conceptually similar. Both expres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art and the whole and vitality of gestural energy. In particular, the painting works in this exhibition is a completely new project with further description as follows:
The Strokes project expresses a scene of vital energy where numerous strokes are intertwined. Seokdo(石濤, 1641-1720) said that ‘one stroke is ten thousand strokes’. And for the same reason, 'ten thousand strokes are one stroke'. Because one stroke is within ten thousand strokes, and ten thousand strokes are nothing but one stroke. In the end, this project is a place for personification to focus on one issue and deepen it or derive it into multiple branches.
Four analogies aligned with this project are:
First, ‘thought is life’. One stroke is a seed, that is, a thought with its own life. For example, in my head, thought 1 suddenly rushes from one side to the other. Then thought 2 slides in this way. Thought 3 is secretly blooming as thought 4 is up and down over there, asking me to look. But thought 5 is firmly seated still. On the other side, thought 6 floats and squeaks. (Omitted below) Each stroke is an abstract trace. So, it is like a function of x in which can be inputted with suitable contents at any time. It can also be viewed as clues left behind in a crime scene that can be inferred with extraordinary insight or a strange stimulus unraveling various narratives with artistic imagination. If so, this project can be Pandora's box that are connected back-to-back, brainstorming triggered by a discussion, or deep learning through artificial intelligence algorithms that reflect a topographical map of collective intelligence. If you make a close observation, you may feel enlightened or more clarity.
Second, ‘I am everything’. Like everyone else, there are too many of me in me. In other words, there are many inner children in me, and their intentions and purposes are often different having full of individuality. They live in different universes, as if there were multiverses. It does not always mean 'fighting' with each other. Sometimes the way they live together makes a strange sense, presenting a beautiful orchestra of 'harmony and coexistence'. In other words, I am myself, no matter how often cell divisions occur and the parts and the whole are intertwined and associated in various ways. Sometimes I have the experience of being elected as a temporary representative, even in a situation where discussions amongst multiple mes never seem to end. However, the caveat is that the leader can change at any time with a different point of view. Confucius emphasized that they should be faithful to each other's true self, saying, 'The lord, the lord, the vassal, the vassal, the father, the father and the son, the son(君君臣臣父父子子)'. However, my role tends to change repeatedly depending on the context in which I am in it. For example, sometimes as an artist and sometimes as a father, all is important in its own way. Likewise, there is no reason why only one stroke should be the leader in this project. Today I am the leader, tomorrow you may be the leader. No, everyone is the leader. Or else you don't even have to be one. What is important is the interactive dialogue itself, which produces meaning in each context and exchanges affection.
Third, ‘exercise is muscular’. If you exercise hard, your muscles will develop, and you will see visible marks. For example, when you do bodybuilding, you increase the 'volume', the muscle mass, and the 'texture', the muscle definition. If you apply oil to the body, the 'color' becomes shiny. In analogy to hair, 'volume' is a hair extension that makes hair ample, 'texture' is a bleach that brightens the hair, and 'color' is a dye that makes the hair color stand out. Likewise, if an ambiguous concept is not neglected, and if it is contemplated and refined diligently, the logical structuring will gradually progress and finally the idea will become clear. My way of expressing this concept is as follows: First, the stroke initially is made by utilizing 'contingency' and 'spontaneity'. In a metaphorical way, it is an ambiguous birth without me being aware of. Next, it is refined over a long period of time to give it ‘necessity’ and ‘intentionality’. Metaphorically it is the intended growth, which is the world I live in. You will gradually gain a sense of 'weight' and the 'voice' becomes clearer, as each stroke finally achieves its intended goal. In a metaphorical way, it is the achievement of perfection, that is, the world I am satisfied with. Then, from a formative point of view, this is a 'figurative abstraction' that reproduces expression. If ordinary abstraction focuses on leaving a largely accidental trace through the magical power of human, I add the stage of post-production to make it inevitably real to induce a more vivid experience. On the other hand, in terms of content, this is an ‘unavoidable justification’ that forms meaning. In the past tense, everything that happened must have happened for a reason, or in the future tense, because it happened everything should make sense thereafter.
Fourth, ‘images are stories’. Face shapes emit different feelings. My books, 'Artistic Face Book' and 'Artistic Emotional Control', contain 'the 14 Yin-Yang Ratio'. These are the Balanced-Asymmetrical, the Small-Big, the Lengthy-Wide, the Shallow-Deep, the Round-Angular, the Winding-Straight, the Old-Young, the Soft-Strong, the Dim-Bright, the Light-Dense, the Wet-Dry, the Backward-Forward, the Downward-Upward, and the Inward-Outward Ratio. For reference, the first word corresponds to yin, and the last word corresponds to yang. Through this, we try to connect images and stories in concrete faces and abstract emotions. However, this ratio is applicable not only to faces and emotions, but to all kinds of objects and phenomena. Each stroke in this project is not just an image. Rather, it is a story of its own. For example, according to 'the Lengthy-Wide Ratio', a vertically long stroke has a strong 'the Lengthy Ratio', so one keeps it to oneself. On the other hand, horizontally wide strokes have a strong ‘the Wide Ratio’, so one shares it with others. According to 'the Winding-Straight Ratio', a squiggly stroke has a strong 'the Winding Ratio', so it is tangled here and there. Straight stroke has a strong ‘the Straight Ratio’, so it is directly clear.
Therefore, each individual stroke is full-colored collective personalities with all kinds of emotions, i.e., individual portraits. Every Stroke is a multi-layered group, which is a group portrait. If you savor them individually or in relation to each other, there will be no end to it. Everyone is a narrator and a reader, and the Thousand and One Nights story continues on. Art is a story, and artist is a storyteller.
In essence, through this project, I constantly practice my mind by ruminating on numerous cries of one's own or in relation to each other, with the taste of various shapes, colors, and textures. In doing so, one can experience the thrill of magic, in which an image becomes a sound, a sound becomes an image, or an intangible gesture becomes a tangible material, and all colors become different minds. Sometimes it's so delicate. It's insecure. Sometimes it's so natural that it's a moment of bliss. The world really depends on what you make of it. Through this project, I hope you will have a valuable time to reflect on your own mind.
IM Sangbin
Strokes_S1, 72.7x72.7cm, Acrylic on canvas, 2021
Strokes_S2, 72.7x72.7cm, Acrylic on canvas, 2021
Strokes_S4, 72.7x72.7cm, Acrylic on canvas, 2021
Strokes_XS2, 65.1x53cm, Acrylic on canvas, 2021
Artist interview with Im Sangbin when solo exhibition at galleryNoW
VR link of Im Sangbin's solo exhibition at galleryNoW
임상빈 IM Sangbin
학력
2012-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2011 콜럼비아 대학원 티처스 칼리지, 미술과 미술교육 박사과정 졸업
2005 예일 대학원 미술대학, 회화와 판화 석사과정 졸업 (한미교육위원단 풀브라이트 장학생)
2001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22 임상빈: 화획(畵劃), 갤러리 나우, 서울
2021 임상빈: 구조,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임상빈: 바라보기,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 서울
2019 임상빈: 인공지능과 나, 라이언 리 갤러리, 뉴욕, 미국
임상빈: 인공,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7 임상빈: 에네르기아,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6 임상빈: 콜렉션, 뉴욕, 라이언 리 갤러리, 미국
2015 임상빈: 사상,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4 남극대륙,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3 임상빈: 광경, 라이언 리 갤러리, 서울
2012 도시에서,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0 임상빈: 합류, 메리 라이언 갤러리, 뉴욕, 미국
임상빈: 만남, PKM 트리니티 갤러리, 서울
2008 임상빈: 최근작업, 갤러리 썬 컨템포러리, 서울
임상빈: 최근작업, 엘2컨템포러리 갤러리, 엘에이, 미국
최근 작업, 월터 렌델 갤러리, 뉴욕, 미국
2007 임상빈, 미키윅김 컨템포러리 아트, 취리히, 스위스
드림스케이프, 자넷오 갤러리, 서울
2006 임상빈 사진, 크리스틴로즈 갤러리, 뉴욕, 미국
임상빈 & 뉴스케이프,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5 몸 I 도시 I 역사, 존 첼시 아트센터, 뉴욕, 미국
2001 갤러리 피플,2001 갤러리 피플, 아날로지탈, 서울
이인전
2008 네이춰링, 미트마켓 갤러리, 워싱턴 디씨, 미국
2003 하이브리드. 3인3색 , 성곡미술관, 서울
2002 하이브리드 스케이프, 갤러리 썬 & 문, 서울
몸 흔적, 인데코 카페 갤러리, 서울
스캔된 나라, 갤러리 보다, 서울
주요 단체전
2022 의인화의 마법, 정부서울청사, 서울
치유의 기술, 뮤지엄 원, 부산
2021 홀로새의 미래,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홀, 서울
꽃과 함께 세상을 바라보기, 정부서울청사, 서울
시공의 인연을 보다, 서울삼탄아트센터, 아리샘터,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 정선
2020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과천
전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서울
2019 공간기억, 김중업건축박물관, 안양
멘토 멘티, 한원미술관, 서울
2018 쉼, 중랑아트센터, 서울
원더시티, 세화미술관, 서울
2017 삼라만상: 김환기에서 양푸동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
아델란테, 포항문화예술회관, 포항
2016 로비스트, K현대미술관, 서울
대구사진비엔날레,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공간의 발견, 경기도 미술관, 안산
번역된 건축, 당진문예의전당, 충청남도, 당진
2015 미소 속의 마술, 아티움 미술관, 빅토리아-가스테이즈, 스페인
랜드마크: 도시의 찬란한 꿈, 63스카이아트 미술관, 서울
숭고의 마조히즘,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2014 크로스 장르, 경기도 미술관, 안산
사람의 향기를 느끼다, 성신여자대학교 미술관, 서울
동시적 울림, 포르타밧 미술관,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아트 바젤-홍콩, 홍콩 컨벤션과 전시관, 홍콩, 중국
2013 사진의 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2 아트 홍콩, 홍콩 컨벤션과 전시관, 홍콩, 중국
아모리 쇼, 부두 94, 뉴욕, 미국
2011 크로스 스케이프, 금호 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 부산, 완주군
서울 사진 축제,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아트 홍콩, 홍콩 컨벤션과 전시관, 홍콩, 중국
친절한 현대미술, 경기도 미술관, 안산
2010 1072 소사이어티 전시, 줄 콜린스 스미스 미술관, 어본, 알라바마, 미국
교차문화적 전망, 예술의 전당, 서울
2010 대구 사진 비엔날레: 우리를 부르는 풍경, 대구 문화예술회관, 대구
2009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 2009, 가든 5, 서울
대척지, ICAM 이영미술관, 용인
아트 40 바젤, 스위스 전시관, 바젤, 스위스
아모리 쇼, 부두 94, 뉴욕, 미국
공공의 걸작, 경기도 미술관, 안산
2008 기쁨의 정원, 여수 국제 예술 페스티발, 여수 문화관, 여수
아트 39 바젤, 스위스 전시관, 바젤, 스위스
2007 언어를 넘어-중국 일본 한국 멀티미디어 전시, 소카 아트센터 타이페이, 소카 아트센터 베이징, 타이페이, 대만, 북경,중국
Paintings-Met Museum, 96.8x76.2cm, Lightjet print, Edition of 5, 2010
"It is a sacred place of modern civilization and a noisy concert hall."
IM SANG BIN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젝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젝트의 작품들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직접 촬영된 수많은 소장품의 사진 이미지들 중에서 선택, 구성되어 만들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총 9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제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세계 문화를 분류, 체계화하여 전시하는 방식대로, 현대 미술, 서양 종교 회화, 서양 회화, 부족 미술, 동아시아 미술, 페르시아 미술, 이집트 미술, 그리스와 로마 미술, 서양 조각으로 명명되었다. 하지만 실제 박물관을 꼭 방문해보아야만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프로젝트는 원래 존재하는 소장품을 충실히 재현, 기록하고자 한다기 보다 나 스스로 창의적이고 비평적인 큐레이터가 되어 실제에 기반했으나 실제를 떠난, 나의 의도와 표현이 중요한, 나만의 상상의 미술관을 만들고자 기획되었기 때문이다.
거대 문화기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동시대적 풍경을 의도에 맞게 생생하게 시각적으로 표현해내고자 나는 다양한 시각적 방법론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이 프로젝트의 모든 작품에서 실제 전시장의 크기가 과장되고, 디스플레이와 조명이 변경되고, 채도와 명도 대비효과가 강조되었다. 일반적으로 미술관에서는 각 전시장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다 다르다. 이는 소장품의 수, 그리고 미술관에서 판단하는 문화적 중요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나는 작품들의 공간 구성 등 여러 시각적 요소들을 비슷하게 조율하고자 이들을 정확히 같은 크기의 작품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숨은 의도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라는 중요한 서구문화기관을 통해 드러나는 문화 헤게모니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이 미술관에서 대표되는 각 문화공간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반성적으로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이 미술관이 역사적으로 미국 소장문화의 진풍경을 제공하고자 범주화된 분류체계를 지속적으로 도입, 발전시켜 오면서 서구 미술사 지식체계를 구축하는데 상당히 일조하였을 것이라는 추측은 의심스러운 단계를 넘어 다분히 그럴법한 일이다. 나아가, 이 미술관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기록소라기 보다 역사를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문화기관, 나아가 세계사를 자신의 이해관계를 통해 이해, 교육하려는 정치권력의 한 단면으로 비판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젝트를 아홉 개의 작품으로 대등하게 구성하여 상대적인 비교와 감상을 유도하였다. 이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계층적으로 세분화해서 전시된 세계문화사의 지형도를 조망해보고 짚어보기 위함이었다. 예를 들어, 이 미술관의 다른 전시장들은 문화사적이고 지역적인 장소에 의해 분류되어 있는 반면, 부족 미술 전시장은 전 세계에서 수집된 모든 종류의 원시 미술품과 유물들을 전시한다. 부족 미술은 동시대 권력구조 하에서 철저한 객체가 된 것이다. 이집트 미술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소장품은 그 이면을 돌아보면, 문화제를 약탈당한 실제 이집트의 상황과 그들의 문화제 반환 노력을 상기시킨다. 동아시아 미술 전시장과 페르시아 미술 전시장에서 느껴지는 상대적인 소장품의 열세는 다른 문화를 대표하는 서구 문화기관의 정통성에 의심을 가지게 만든다. 물론 대표하는 주체와 대표되는 객체의 권력관계는 실로 쉽지 않은 문제이다. 고대 석상의 파편 조각들은 원래의 장소에서 옮겨져서 액자나 좌대 등 현대식 미술품 설치법에 따라 디스플레이 되어있다. 이는 전세계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제가 당연히 있어야 할 보금자리는 현대미술관이라는 뒤바뀐 맥락적 사고를 조장하여 사람들이 원래의 문맥에서 그 해당 문화제를 상상하고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보는 관점에 따라 언제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사실 뉴욕에 살면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인상적인 소장품은 언제나 나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한편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이슈들이 머리 속을 맴돌았고, 그래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와 가상, 진짜와 모조, 원본과 조작,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의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탐험해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느끼게 된 것이, 인간은 자고로 복잡하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도, 미술관이 보여주는 문화의 진풍경은 아직도 끊임없이 나를 매혹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미술관은 종종 여러 문제를 노출하면서도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는 장소임을 부정할 수 없다. 애증은 여행을 위한 완벽한 동반자, 결국 중요한 것은 즐기는 것이다.
임상빈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1, 139.7x83.8cm, dye sublimation on aluminium, 2021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3, 139.7x81cm, dye sublimation on aluminium, 2021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Project
Each work in this series depicts a selection of actual works, chosen and photographed by me, from the collections at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Each represents the reconstruction of cultures as showcased by the actual museum: Modern art, Western religious painting, Western painting, Tribal art, East Asian art, Persian art, Egyptian art, Greek and Roman art, and Western sculpture. There is no need for the viewer to have visited the actual museum to appreciate this project; it embodies my own imaginary museum from the perspective of a creative and critical curator, rather than being an artist’s rendering of the collection as it exists.
The nine works in the series exaggerate the sizes of the real-life exhibition space, makes changes to the displays and lighting, and enhances color saturation and contrasts in order to create a vivid visual image of the megalomaniacal “personality” of institution. In addition, these nine images intentionally are the same size and similar in presentation in order to question the “importance” of the cultures represented in the museum, based on the relative size allotted to each cultural collection in the actual museum, and to critique the hegemony of this particular Western institution. The suspicion is that Metropolitan Museum of Art has historically contributed to the construction of art historical knowledge and provided the spectacles of American collection culture through particular categorization and arrangement. In this regard, the museum cannot claim that it presents history as it is, but provides a subjective interpretation of history based on the particular point of view of its political and cultural interests that makes particular sense of the world.
Along these same lines, the project draws attention to a particular emerging worldview, of hierarchical departmentalization. For instance, the Tribal art section of the actual museum presents all the primitive cultural art and objects from all over the world, whereas other sections are more or less categorized by their cultural/geographical locations. The Egyptian section contrast itself with the real Egypt, which is in a constant battle to reclaim its’ own cultural assets. The relative shortage of East Asian and Persian artifacts casts doubt on the Western institution’s legitimacy in representing other cultures. Fragments of ancient statues, relocated from their native lands, are displayed in modern modes of installation, on frames and pedestals, giving the impression that the modern museum is the natural home for these cultural belongings from all over the world. These display styles also make it difficult for people to imagine the artifacts in their original contexts.
The impressive collections of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have always commanded my attention, and the issues above have long lingered in my mind, triggering this project. The project has encouraged me to explore back and forth between the real and the virtual, the actual and the simulated, the original and the manipulated, and the analog and the digital. As a complex human being, I wholeheartedly admit that the cultural spectacle still fascinates me as I criticize it. The museum is a problematic yet amazing place to experience. Hatred and affection are perfect traveling companions.
IM Sangbin
Morgan Library, 99x99cm, dye sublimation on aluminium, 2021
Museum of American Indian, 99x99cm, dye sublimation on aluminium, 2021
People 1, 63.5x213.3cm(upside), 99x213.3cm(downside), Lightjet print, Edition of 5, 2008
Modern Art, 202.4x121.9cm, Lightjet print, Edition of 5, 2009
화획(畵劃) 프로젝트
나는 중고등학교부터 줄곧 회화를 전공했다. 하지만 군대를 제대하던 1999년, 인터넷을 처음 접하며 급격한 디지털화를 경험했다. 이런 나는 아날로그 문화 속에서 자라나 성인이 되어 디지털 문화를 본격적으로 접한 X세대로 분류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스캐너를 활용하며 디지털 작업을 시작했고 후에는 디지털카메라와 포스트프로덕션으로 이미지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한 번에 한 장만 찍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미지를 찍고는 이를 이리저리 엮어 익숙하면서도 초현실적인 광경을 만들며 자본주의 풍경의 달콤하고 처연한 아이러니를 드러냈다.
사진은 시각적으로 매끈한 표면을 뽐내며 완성된 세상을 보는 창이다. 나는 사진의 힘은 마치 언제 내가 수줍어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냐는 듯, 당당하게 우리 앞에 자신을 뽐내는 풍경의 ‘초실제적 극사실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초실제적 극사실성’이란 너무 사실적이어서 실제를 초월할(실제보다 더욱 실제인 것만 같은) 정도이거나, 혹은 실제를 초과해 버리는(정도를 넘어 이제는 실제에서 이탈해버리는) 상태를 지칭한다.
한편으로, 회화는 촉각적으로 축적된 지층을 뽐내며 그 과정을 재생하는 영상이다. 나는 회화의 힘은 마치 언제나 그래왔다는 듯이, 보면 볼수록 우리 앞에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는 ‘물질적 정신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질적 정신성’이란 너무 물질적이어서 정신계가 도무지 보이지 않거나 너무 정신적이어서 비물질적일 수밖에 없는 양 극단이 아닌, 드러내고 싶은 바를 물질로 표현하려는 의지(표현주의적 표출) 혹은 물성의 한계에 조건 지어지는 상태(인상주의적 습득)를 지칭한다.
한동안 나는 사진에 주목하면서도 회화, 드로잉,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에는 나는 사진과 회화 작품을 보여준다. 이 둘은 시각적으로는 다르지만 개념적으로는 유사한 측면이 있다. 둘 다 부분과 전체와의 관계, 그리고 기운생동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회화 작품은 완전히 새로운 프로젝트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화획(畵劃) 프로젝트(Strokes project)는 수많은 획들이 얽히고설키며 기운생동(氣韻生動) 하는 광경을 표현한다. 석도(石濤·1641~1720)는 ‘일획이 만 획’이라 하였다. 그리고 마찬가지 이유로 ‘만 획이 일획’이다. 일획은 만 획 속에 있고 만 획은 일획에 다름 아니기에. 결국, 이 프로젝트는 하나의 사안에 골몰하며 이를 심화하거나 혹은 오만 갈래로 파생하며 이를 확장하는 잠재태로서의 획의 외침, 즉 의인화와 공론화의 장이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대표적인 네 개의 비유, 다음과 같다:
첫째, ‘생각은 생명’이다. 일획은 씨앗, 즉 고유의 생명을 품은 하나의 생각이다. 이를테면 머릿속에서 불현듯 생각 1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쏜살같이 달려간다. 그러자 생각 2는 저쪽에서 이쪽으로 미끄러진다. 그런데 생각 3은 여기서 은근슬쩍 피어난다. 그러니 생각 4가 저기서 화들짝 날 좀 보라며 요동친다. 그러나 생각 5는 여기쯤에서 단단히 자리를 틀고 앉았다. 한편으로 생각 6은 둥둥 떠오르며 비집고 올라간다. (이하 중략…) 그런데 개별 획은 추상적인 흔적이다. 따라서 일종의 X 함수다. 언제라도 이에 적합한 내용물을 채울 수 있는. 혹은 범인이 남긴 의문의 단서다. 비범한 통찰력으로 추리가 가능한. 혹은 우리가 마주한 묘한 자극이다. 예술적 상상력으로 다양한 서사를 풀어내는.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판도라의 상자(Pandora box), 난상 토론으로 촉발되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혹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알고리즘(algorism)을 통한 심층학습(deep learning)이 반영하는 집단지성의 지형도라 할 수 있다. 때에 따라 한참을 바라보면 머리가 좋아지거나 생각이 정리될 수도.
둘째, ‘나는 다’다. 누구나 그렇듯이 내 안엔 내가 너무나 많다. 즉, 내 안의 수많은 작은 아이들, 의도나 목적이 종종 상이하니 개성이 넘친다. 마치 다중우주인 양, 서로 다른 우주에 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서로 간에 ‘반목과 투쟁’을 일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함께 하는 그들의 모습이 희한하게 말이 되는 등, 아름다운 ‘화합과 상생’의 오케스트라를 연출하기도 하니. 즉 나는 나, 아무리 세포분열이 일어나도 부분과 전체는 여러 방식으로 얽히고설키며 관련되게 마련이다.
한편으로, 마음 한가득 수많은 나, 왁자지껄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임시적으로나마 대표격으로 반장이 선출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다른 눈으로 보면 언제라도 반장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자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며 서로 본연의 모습에 충실할 것을 역설했다. 하지만, 정작 내 역할은 그 처한 맥락에 따라 자꾸 바뀌게 마련이다. 예컨대, 때로는 작가고 때로는 아빠인 나, 나름대로 다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이 프로젝트에서 오로지 하나의 획만 반장이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오늘 여기서는 내가 반장, 내일 거기서는 네가 반장이다. 아니, 누구나 반장이다. 혹은 굳이 반장이 필요 없다. 중요한 건 주어진 맥락에 따라 의미를 생산하며 그때그때 정을 나누는 상호작용 대화, 그 자체다.
셋째, ‘운동은 근육질’이다. 열심히 운동하면 근육이 발달하며 가시적으로 티가 난다. 이를테면 보디빌딩(body building)을 하면 ‘양감’, 즉 근육량이 늘고, ‘질감’, 즉 근육선이 분리된다. 여기다 기름을 바르면 ‘색채’, 즉 근육이 광이 난다. 머리카락으로 비유컨대, ‘양감’은 머리숱을 풍성하게 하는 붙임 머리, ‘질감’은 머릿결을 선명하게 하는 브릿지 탈색, 그리고 ‘색채’는 머리색을 도드라지게 하는 염색이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애매한 개념을 방치하지 않고 고민하며 열심히 갈고닦으면 이에 대한 논리적 구조화가 서서히 진행되며 마침내 사상이 명료해진다. 이를 표현하기 위한 내 작업 방식은 이렇다. 우선, ‘우연성’과 ‘즉흥성’을 적극 활용하며 애초의 획을 내지른다. 비유컨대, 애매한 출생, 즉 나도 모르게 태어난 세상이다. 다음, 여기에 ‘필연성’과 ‘의도성’을 부여하고자 오랜 시간에 걸쳐 이를 다듬는다. 비유컨대, 의도된 성장, 즉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러다 보면 점차적으로 ‘무게감’이 생기며 그 ‘목소리’가 또렷해지는 등, 각각의 획이 마침내 바라는 바를 이루는 느낌을 받는다. 비유컨대, 완성의 성취, 즉 내가 만족하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조형적으로 보면 이는 표현을 재현하는 ‘구상적 추상화’이다. 통상적인 추상화가 몸의 마력을 통한 다분히 우연적인 흔적 남기기에 집중한다면 나는 여기에 이를 더욱 필연적으로 실재화하는 후반 제작(post-production)의 단계를 더해 더욱 생생한 체감을 유도하기에. 한편으로, 내용적으로 보면 이는 의미를 형성하는 ‘당위적 정당화’이다. 과거형으로 말하자면 일어난 일에는 다 이유가 있게 마련이기에, 혹은 미래형으로 말하자면 그러고 나면 앞으로 다 그렇게 말이 되기에.
넷째, ‘이미지는 이야기’다. 얼굴의 모양에 따라 풍기는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나의 저서, ‘예술적 얼굴책’과 ‘예술적 감정조절’은 14개의 ‘음양비율(陰陽比率)’, 즉 순서대로 균비(均非), 소대(小大), 종횡(縱橫), 천심(淺深), 원방(圓方), 곡직(曲直), 노청(老靑), 유강(柔剛), 탁명(濁明), 담농(淡濃), 습건(濕乾), 후전(後前), 하상(下上), 앙측(央側)비율을 제시한다. 참고로, 각 단어의 앞 글자는 음기, 그리고 뒷 글자는 양기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얼굴, 그리고 추상적인 감정에서 이미지와 이야기를 연결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 비율은 단지 얼굴과 감정뿐만 아니라 온갖 사물과 현상(森羅萬象)에 다 적용 가능하다. 그러고 보면 이 프로젝트의 각각의 획은 그저 이미지가 아니다. 오히려, 나름의 이야기이다. 예컨대, ‘종횡비율’에 따르면 수직으로 긴 획은 ‘종비(縱比)’가 강해 나 홀로 간직한다. 반면에 수평으로 넓은 획은 ‘횡비(橫比)’가 강해 남에게 터놓는다. 그리고 ‘곡직비율’에 따르면 구불구불한 획은 ‘곡비(曲比)’가 강해 이리저리 꼰다. 그리고 직선적인 획은 ‘직비(直比)’가 강해 대놓고 확실하다.
그렇다면 개별 획은 온갖 감정을 다 가진 총천연색 묶음 인격체, 즉 개별 초상화다. 그리고 모든 획은 각양각색 다층 군상, 즉 집단 초상화다. 이를 하나씩, 혹은 서로 관계 맺으며 음미하다 보면 그야말로 끝이 없을 수밖에. 모두 다 화자 그리고 모두 다 독자, 오늘도 계속되는 천일야화 따로 없다. 예술은 이야기, 예술가는 이야기꾼.
결국,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자기 고유의, 혹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수많은 아우성을 다양한 형태와 색상과 질감의 맛으로 곱씹으며 끊임없이 내 마음을 수련한다. 그러면서 이미지가 소리가 되고 소리가 이미지가 되는, 혹은 무형의 몸짓이 유형의 재질이 되고, 온갖 색상이 서로 다른 마음이 되는 마법의 전율을 경험한다. 때로는 워낙 섬세하니 불안하고 때로는 워낙 당연하니 행복한 순간이다. 그야말로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임상빈
Strokes_L3, 130.3x97cm, Acrylic on canvas, 2022
Strokes_L5, 145.5x112.1cm, Acrylic on canvas, 2022
Strokes_L8, 145.5x112.1cm, acrylic on canvas, 2022
Strokes project
I have been majoring in painting since junior high school. In 1999, when I was discharged from the army, I first encountered digital world with use of internet. I am often classified as Generation X who grew up in an analog culture and later experienced digital culture. At first, I started working digitally using a scanner, and later produced images with a digital camera with post-production. Instead of taking just one picture at a time, numerous images were weaved together to create a familiar yet surreal scene which reveals the sweet and pitiful irony of the capitalist landscape.
Photography is a window into the perfected world boasting refined and smooth surface. The power of photography is to present ‘surreality of hyperrealism’ in scenery with ever presenting confidence as if it has never been shy. 'Surreality of hyperrealism' refers to a state that is too real to be transcendental (or more real than real), or to exceed reality (which is now far away from reality). On the other hand, painting is a video that reproduces the process by showing off the tactually accumulated strata. The power of painting is in the presence of ‘materiality of spirituality’ which gradually reveals itself before our eyes. 'Materiality of Spirituality' does not refer to the two extremes, being overly materialistic nor overly spiritual. Rather, it refers to an intention (expressive manifestation) of using materials to make visualization, or to a status (impressive acceptance) of human condition confined and conditioned by materials.
I have been working on various projects including painting, drawing, installation, and video with focus on photography. In this exhibition, I present photographs and paintings. The two are visually quite different, but conceptually similar. Both expres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art and the whole and vitality of gestural energy. In particular, the painting works in this exhibition is a completely new project with further description as follows:
The Strokes project expresses a scene of vital energy where numerous strokes are intertwined. Seokdo(石濤, 1641-1720) said that ‘one stroke is ten thousand strokes’. And for the same reason, 'ten thousand strokes are one stroke'. Because one stroke is within ten thousand strokes, and ten thousand strokes are nothing but one stroke. In the end, this project is a place for personification to focus on one issue and deepen it or derive it into multiple branches.
Four analogies aligned with this project are:
First, ‘thought is life’. One stroke is a seed, that is, a thought with its own life. For example, in my head, thought 1 suddenly rushes from one side to the other. Then thought 2 slides in this way. Thought 3 is secretly blooming as thought 4 is up and down over there, asking me to look. But thought 5 is firmly seated still. On the other side, thought 6 floats and squeaks. (Omitted below) Each stroke is an abstract trace. So, it is like a function of x in which can be inputted with suitable contents at any time. It can also be viewed as clues left behind in a crime scene that can be inferred with extraordinary insight or a strange stimulus unraveling various narratives with artistic imagination. If so, this project can be Pandora's box that are connected back-to-back, brainstorming triggered by a discussion, or deep learning through artificial intelligence algorithms that reflect a topographical map of collective intelligence. If you make a close observation, you may feel enlightened or more clarity.
Second, ‘I am everything’. Like everyone else, there are too many of me in me. In other words, there are many inner children in me, and their intentions and purposes are often different having full of individuality. They live in different universes, as if there were multiverses. It does not always mean 'fighting' with each other. Sometimes the way they live together makes a strange sense, presenting a beautiful orchestra of 'harmony and coexistence'. In other words, I am myself, no matter how often cell divisions occur and the parts and the whole are intertwined and associated in various ways. Sometimes I have the experience of being elected as a temporary representative, even in a situation where discussions amongst multiple mes never seem to end. However, the caveat is that the leader can change at any time with a different point of view. Confucius emphasized that they should be faithful to each other's true self, saying, 'The lord, the lord, the vassal, the vassal, the father, the father and the son, the son(君君臣臣父父子子)'. However, my role tends to change repeatedly depending on the context in which I am in it. For example, sometimes as an artist and sometimes as a father, all is important in its own way. Likewise, there is no reason why only one stroke should be the leader in this project. Today I am the leader, tomorrow you may be the leader. No, everyone is the leader. Or else you don't even have to be one. What is important is the interactive dialogue itself, which produces meaning in each context and exchanges affection.
Third, ‘exercise is muscular’. If you exercise hard, your muscles will develop, and you will see visible marks. For example, when you do bodybuilding, you increase the 'volume', the muscle mass, and the 'texture', the muscle definition. If you apply oil to the body, the 'color' becomes shiny. In analogy to hair, 'volume' is a hair extension that makes hair ample, 'texture' is a bleach that brightens the hair, and 'color' is a dye that makes the hair color stand out. Likewise, if an ambiguous concept is not neglected, and if it is contemplated and refined diligently, the logical structuring will gradually progress and finally the idea will become clear. My way of expressing this concept is as follows: First, the stroke initially is made by utilizing 'contingency' and 'spontaneity'. In a metaphorical way, it is an ambiguous birth without me being aware of. Next, it is refined over a long period of time to give it ‘necessity’ and ‘intentionality’. Metaphorically it is the intended growth, which is the world I live in. You will gradually gain a sense of 'weight' and the 'voice' becomes clearer, as each stroke finally achieves its intended goal. In a metaphorical way, it is the achievement of perfection, that is, the world I am satisfied with. Then, from a formative point of view, this is a 'figurative abstraction' that reproduces expression. If ordinary abstraction focuses on leaving a largely accidental trace through the magical power of human, I add the stage of post-production to make it inevitably real to induce a more vivid experience. On the other hand, in terms of content, this is an ‘unavoidable justification’ that forms meaning. In the past tense, everything that happened must have happened for a reason, or in the future tense, because it happened everything should make sense thereafter.
Fourth, ‘images are stories’. Face shapes emit different feelings. My books, 'Artistic Face Book' and 'Artistic Emotional Control', contain 'the 14 Yin-Yang Ratio'. These are the Balanced-Asymmetrical, the Small-Big, the Lengthy-Wide, the Shallow-Deep, the Round-Angular, the Winding-Straight, the Old-Young, the Soft-Strong, the Dim-Bright, the Light-Dense, the Wet-Dry, the Backward-Forward, the Downward-Upward, and the Inward-Outward Ratio. For reference, the first word corresponds to yin, and the last word corresponds to yang. Through this, we try to connect images and stories in concrete faces and abstract emotions. However, this ratio is applicable not only to faces and emotions, but to all kinds of objects and phenomena. Each stroke in this project is not just an image. Rather, it is a story of its own. For example, according to 'the Lengthy-Wide Ratio', a vertically long stroke has a strong 'the Lengthy Ratio', so one keeps it to oneself. On the other hand, horizontally wide strokes have a strong ‘the Wide Ratio’, so one shares it with others. According to 'the Winding-Straight Ratio', a squiggly stroke has a strong 'the Winding Ratio', so it is tangled here and there. Straight stroke has a strong ‘the Straight Ratio’, so it is directly clear.
Therefore, each individual stroke is full-colored collective personalities with all kinds of emotions, i.e., individual portraits. Every Stroke is a multi-layered group, which is a group portrait. If you savor them individually or in relation to each other, there will be no end to it. Everyone is a narrator and a reader, and the Thousand and One Nights story continues on. Art is a story, and artist is a storyteller.
In essence, through this project, I constantly practice my mind by ruminating on numerous cries of one's own or in relation to each other, with the taste of various shapes, colors, and textures. In doing so, one can experience the thrill of magic, in which an image becomes a sound, a sound becomes an image, or an intangible gesture becomes a tangible material, and all colors become different minds. Sometimes it's so delicate. It's insecure. Sometimes it's so natural that it's a moment of bliss. The world really depends on what you make of it. Through this project, I hope you will have a valuable time to reflect on your own mind.
IM Sangbin
Strokes_S1, 72.7x72.7cm, Acrylic on canvas, 2021
Strokes_S2, 72.7x72.7cm, Acrylic on canvas, 2021
Strokes_S4, 72.7x72.7cm, Acrylic on canvas, 2021
Strokes_XS2, 65.1x53cm, Acrylic on canvas, 2021
Artist interview with Im Sangbin when solo exhibition at galleryNoW
VR link of Im Sangbin's solo exhibition at galleryNoW
임상빈 IM Sangbin
학력
2012-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2011 콜럼비아 대학원 티처스 칼리지, 미술과 미술교육 박사과정 졸업
2005 예일 대학원 미술대학, 회화와 판화 석사과정 졸업 (한미교육위원단 풀브라이트 장학생)
2001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22 임상빈: 화획(畵劃), 갤러리 나우, 서울
2021 임상빈: 구조,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임상빈: 바라보기,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 서울
2019 임상빈: 인공지능과 나, 라이언 리 갤러리, 뉴욕, 미국
임상빈: 인공,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7 임상빈: 에네르기아,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6 임상빈: 콜렉션, 뉴욕, 라이언 리 갤러리, 미국
2015 임상빈: 사상,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4 남극대륙,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3 임상빈: 광경, 라이언 리 갤러리, 서울
2012 도시에서,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2010 임상빈: 합류, 메리 라이언 갤러리, 뉴욕, 미국
임상빈: 만남, PKM 트리니티 갤러리, 서울
2008 임상빈: 최근작업, 갤러리 썬 컨템포러리, 서울
임상빈: 최근작업, 엘2컨템포러리 갤러리, 엘에이, 미국
최근 작업, 월터 렌델 갤러리, 뉴욕, 미국
2007 임상빈, 미키윅김 컨템포러리 아트, 취리히, 스위스
드림스케이프, 자넷오 갤러리, 서울
2006 임상빈 사진, 크리스틴로즈 갤러리, 뉴욕, 미국
임상빈 & 뉴스케이프,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5 몸 I 도시 I 역사, 존 첼시 아트센터, 뉴욕, 미국
2001 갤러리 피플,2001 갤러리 피플, 아날로지탈, 서울
이인전
2008 네이춰링, 미트마켓 갤러리, 워싱턴 디씨, 미국
2003 하이브리드. 3인3색 , 성곡미술관, 서울
2002 하이브리드 스케이프, 갤러리 썬 & 문, 서울
몸 흔적, 인데코 카페 갤러리, 서울
스캔된 나라, 갤러리 보다, 서울
주요 단체전
2022 의인화의 마법, 정부서울청사, 서울
치유의 기술, 뮤지엄 원, 부산
2021 홀로새의 미래,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홀, 서울
꽃과 함께 세상을 바라보기, 정부서울청사, 서울
시공의 인연을 보다, 서울삼탄아트센터, 아리샘터,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 정선
2020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과천
전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서울
2019 공간기억, 김중업건축박물관, 안양
멘토 멘티, 한원미술관, 서울
2018 쉼, 중랑아트센터, 서울
원더시티, 세화미술관, 서울
2017 삼라만상: 김환기에서 양푸동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
아델란테, 포항문화예술회관, 포항
2016 로비스트, K현대미술관, 서울
대구사진비엔날레,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공간의 발견, 경기도 미술관, 안산
번역된 건축, 당진문예의전당, 충청남도, 당진
2015 미소 속의 마술, 아티움 미술관, 빅토리아-가스테이즈, 스페인
랜드마크: 도시의 찬란한 꿈, 63스카이아트 미술관, 서울
숭고의 마조히즘,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2014 크로스 장르, 경기도 미술관, 안산
사람의 향기를 느끼다, 성신여자대학교 미술관, 서울
동시적 울림, 포르타밧 미술관,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아트 바젤-홍콩, 홍콩 컨벤션과 전시관, 홍콩, 중국
2013 사진의 눈,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2 아트 홍콩, 홍콩 컨벤션과 전시관, 홍콩, 중국
아모리 쇼, 부두 94, 뉴욕, 미국
2011 크로스 스케이프, 금호 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 부산, 완주군
서울 사진 축제,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아트 홍콩, 홍콩 컨벤션과 전시관, 홍콩, 중국
친절한 현대미술, 경기도 미술관, 안산
2010 1072 소사이어티 전시, 줄 콜린스 스미스 미술관, 어본, 알라바마, 미국
교차문화적 전망, 예술의 전당, 서울
2010 대구 사진 비엔날레: 우리를 부르는 풍경, 대구 문화예술회관, 대구
2009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 2009, 가든 5, 서울
대척지, ICAM 이영미술관, 용인
아트 40 바젤, 스위스 전시관, 바젤, 스위스
아모리 쇼, 부두 94, 뉴욕, 미국
공공의 걸작, 경기도 미술관, 안산
2008 기쁨의 정원, 여수 국제 예술 페스티발, 여수 문화관, 여수
아트 39 바젤, 스위스 전시관, 바젤, 스위스
2007 언어를 넘어-중국 일본 한국 멀티미디어 전시, 소카 아트센터 타이페이, 소카 아트센터 베이징, 타이페이, 대만, 북경,중국
복숭아꽃, 살구꽃, 창원문화예술회관, 창원
2006 연회: 감각의 향연, 태평양 아시아 뮤지엄, 패서디나, 미국
미디어_시티 서울 2006,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5 청계천을 거닐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일렉트로스케이프, 상하이 젠다이 모마, 상하이, 중국
서울청년미술제,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남서울분관, 서울
2004 자화경(自畵景), 우제길 미술관, 광주
이즘 갈라, 킴멜 센터, 뉴욕, 미국
2003 빛과 색의 탐험, 예술의 전당, 서울
물 위를 걷는 사람들, 청계천 프로젝트,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뉴-일루젼, 홍익대학교 현대미술박물관, 서울
뉴 프론티어, 대구시민회관, 대구
2002 미디어_시티 서울 2002,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몸과 옷, 파리 제 1대학 교류전, 서울대학교 박물관, 서울
한민족의 빛과 색, 순회전, 아이치 미술관, 오사카 현대미술관, 이와테 미술관, 일본
한민족의 빛과 색, 개관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1 역사와 의식-독도, 서울대학교 박물관, 서울
주요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노스캐롤라이나 미술관 (라레이, 미국)
경기도미술관 (안산)
줄 콜린스 스미스 미술관 (알라바마, 미국)
아티움 미술관 (빅토리아 - 가스테이즈, 스페인)
서울대학교 박물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과천)
한미교육위원단, 풀브라이트 장학재단 (서울)
웨스트콜렉션 (펜실베니아, 미국)
허스트 타워 (뉴욕, 미국)
클리브랜드대학병원 (오하이오, 미국)
캐논 미국 본사 (뉴욕, 미국)
도이치 뱅크 쿤스트 (홍콩, 중국)
유비에스 (취리히, 스위스)
싱가포르 은행 (시드니, 호주)
우리은행 (서울)
에이티&티 본사 (택사스, 미국)
성신여자대학교 박물관 (서울)
콜럼비아 대학원 티처스 칼리지 (뉴욕, 미국)
셜리반 & 크롬웰 (뉴욕, 미국)
디엘에이 파이퍼 (뉴욕, 미국)
윌키 파 & 겔러퍼 (뉴욕, 미국)
퀸 엠마누엘 어콰트 & 설리번 (로스엔젤레스, 미국)
워커힐 호텔 (서울)
인터콘티넨탈 호텔 (서울)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 (강릉)
신발 혹은 맨발 미술관 (크루이쇼탬, 벨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