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18일(수) - 09월 24일(화)
[작가노트]
17여 년 전부터 불교잡지와 인연이 돼 전국을 돌면서 1000여개 이상 되는 국내 사찰과 부처, 스님들을 찍어 왔던 세월이다. 그러다가 마애불상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10년 전부터 전국을 돌며 본격적으로 찍어 오다가 이번에 두 번째 사진 전시의 주제로 삼게 된 것이다.
전국에는 14곳의 마애불상군들이 있다. 복수로 된 마애불상군은 보물지정도 있고 유형 문화재, 국보도 2곳이 있는데 대중들은커녕 불교계에서도 잘 모르고 그냥 마애불로만 여긴다. 이를 집대성하고 본격적으로 촬영해 왔던 마애불상군 전시를 기획하면서 적게는 3번, 많이 간 곳은 열댓 번이나 찾아 다니면서 찍은 사진작품들이다.
마애불에 관심이 가게 된 것은 돌에 그린 단순한 그림이라지만 천년 이상이나 오래 견뎌온 어마어마한 시간을 견뎌오고 선조들의 염원들이 투사된 마애불이라는 생각으로 그 앞에 서면서 그 오랜 염원과 시간을 카메라로 발라내려고 했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석불 앞에 서면 역대 우리들의 선조들이 살아오면서 그 앞에 서서 얼마나 많은 기원을 했고 천 년의 시간이 그 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더욱 감흥이 크게 작용한다. 인간이 살아봐야 얼마나 살까. 돌에 그린 그림 즉 마애불 속에 그 천 년의 시간이 묻어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앞에 서면 옷깃이 여며지고 경건해 지는 법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마애불이 몇 백 개나 된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마애불이 많은데 다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사진을 찍어오면서 대중화 됐으나 마애불군상에 대해선 작업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는 그 와중에 발견한 마애불상군에 대한 흥미가 샘솟아 이걸 집대성하고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마애불상군에는 부처님이 한 분만 계시는 게 아니라 아난 존재를 비롯 여러 부처들이 새겨져 있고 느낌이 하나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마애불이 저마다의 역할분담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여럿이 복수로 다가오는 게 좋았다.
마애불을 쳐다보면 천 년 전에 그때 도공이든 불자든 누구든 큰마음에서 돌에 그려진 그림, 불상을 새겼고 또 그 오랜 시간을 걸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원을 했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걸 생각하면 이 앞에 와서 보이지 않는 감흥이 분명 있을 것이다. 벽에 그린 단순한 그림이긴 하지만 이곳은 어마어마한 시간 속에서 견뎌 온 불상들이 아닌가. 이를 계기로 마애불상군을 정립하는 계기를 맞은 것이다.
이번 두 번째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첫 전시(2017년 8월)는 나를 거쳐 흘러간 시간과 거리라는 물리적인 거리를 축약했는데 이번 두 번째 전시는 내 내면의 깊이로 들어가는 작업이다. 전시작품은 대형 사진으로 22-25장쯤 전시된다. 동시에 사진집에는 60장쯤 수록하고 있다.
여러 어려운 고비 때마다 절에 가다 보니 절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절을 기웃거리는 이유는 풍경소리도 좋고 향이 좋았고 우선 마음이 편했다. 머리를 깎고 싶은 충동도 있었고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절 사진을 찍는 이유다. 절에 가다 보니 절도 만나고 부처도 보고 스님도 만났고 그렇게 시간이 흘렸다. 그러다가 마애불을 만났고 천 년 전에 선조들이 돌에다가 그린 그림을 만나면서 마음을 다잡아 갔다. 부처님을 그린 신앙적인 성향이라 사람들이 앞에 와서 기도도 하고 제도 올리고 하는 것처럼 마애불에 카메라를 매고 마애불 앞에 서면 지금도 마음이 편했다. 내가 슬픈 마음으로 마애불을 친견하면 마애불도 슬프고 내가 마음을 비우고 기쁘면 마애불도 기쁘고 사진도 그렇게 찍힌다.
내가 마애불을 만나면서 내 삶이 바뀌었다. 불교라는 종교성도 작용했을 것이다. 내가 두 번 산다는 마음으로 불교를 접하고 내가 깊이 빠진 때도 있다. 덤으로 산다는 마음으로 깊이 불교에 빠질 때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복수로 된 마애불상군에 매료된 것이다. 지금도 마애불을 보면 마음이 숙연해지고 천 년이 담겨있는 그 마애불을 보면 인간이 살아봐야 얼마나 살겠나 싶다. 인간이 길러야 100년인데 돌에 그린 그림과 시간이 묶여 있다는 것을 볼 때 내 삶을 흔들어 주었고 새롭게 정립하게 만든 것이다.
마애불군이 나에게 접근한 것은 부처님이 한 분이 아니라 역할분단이 되고 사진 구도 잡기도 좋았고 여러 부처님이 계시는 곳 하나의 부처가 여러 가지 복수로 다가오는 게 나에겐 마음에 들었다. 덤으로 사는 인생에 악착같이 살지 않았다. 살기 위해서 상업사진도 겸했지만 웨딩 사진을 안 찍었지 손해 본다는 미음으로 살았다. 이런 계기가 있을 때 조금씩 주변에서 도와준다.
많은 사람들이 염원을 투사해 놓은 마애불상군이 이제 내 카메라를 통해 세상으로 터져 나오려고 꿈틀댄다. 불교문화의 다양한 표정으로 갈무리되어 이제 세상으로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30년간 1만여 명에 이르는 사람의 표정과 1천여 곳에 달하는 사찰의 모습을 수백만 컷에 담았지만 아쉽게도 한 장의 사진을 완성했다고 말하기엔 여전히 두려움이 앞선다. 이제 내 삶을 위해 다시금 카메라를 앞세우고 인생의 길을 한 걸음씩 걸어가고자 한다. 이번에 내어놓는 마애불상군전은 불교와의 인연을 말하는 그 첫발자국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약력]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졸업. 1988년 《주간스포츠》 사진부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보도, 출판,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 불교 관련 사진을 찍어왔으며 G20 정상 증정을 위해 문화부에서 간행한 화보집에서 불교 분야의 사진을 담당했다.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을 마치고 원광대학교, 동방불교대학교, 중국 연변대학교 등에서 사진학을 강의했다.
《붓다의 제자 비구니》,《깨달음이 있는 산사》, 《길 위에서 삶을 묻다》 등 40여 권의 도서에서 사진 작업을 했다. 특히 월간 《불교와 문화》, 진각종, 원불교, 백양사, 불교 방송 등과 함께 불교 관련 촬영에 힘쓰고 있다.
불교방송에서 나오는 <불교와 문화> 잡지의 사진 일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15년 넘게 사찰을 찍고 있다. 10년 넘은 일주문을 주제로 200여 군데 찍었고 2017년 8월에는 첫 사진전인 <달빛 아리랑>을 개최했다. 전국을 돌며 마애불상군(群) 사진도 오랫동안 찍어왔다.
9월 18일부터 제2회 사진전인 마애불상군(群) <돌·부처를 만나다> 사진전을 진행한다.
2019년 09월 18일(수) - 09월 24일(화)
[작가노트]
17여 년 전부터 불교잡지와 인연이 돼 전국을 돌면서 1000여개 이상 되는 국내 사찰과 부처, 스님들을 찍어 왔던 세월이다. 그러다가 마애불상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10년 전부터 전국을 돌며 본격적으로 찍어 오다가 이번에 두 번째 사진 전시의 주제로 삼게 된 것이다.
전국에는 14곳의 마애불상군들이 있다. 복수로 된 마애불상군은 보물지정도 있고 유형 문화재, 국보도 2곳이 있는데 대중들은커녕 불교계에서도 잘 모르고 그냥 마애불로만 여긴다. 이를 집대성하고 본격적으로 촬영해 왔던 마애불상군 전시를 기획하면서 적게는 3번, 많이 간 곳은 열댓 번이나 찾아 다니면서 찍은 사진작품들이다.
마애불에 관심이 가게 된 것은 돌에 그린 단순한 그림이라지만 천년 이상이나 오래 견뎌온 어마어마한 시간을 견뎌오고 선조들의 염원들이 투사된 마애불이라는 생각으로 그 앞에 서면서 그 오랜 염원과 시간을 카메라로 발라내려고 했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석불 앞에 서면 역대 우리들의 선조들이 살아오면서 그 앞에 서서 얼마나 많은 기원을 했고 천 년의 시간이 그 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더욱 감흥이 크게 작용한다. 인간이 살아봐야 얼마나 살까. 돌에 그린 그림 즉 마애불 속에 그 천 년의 시간이 묻어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앞에 서면 옷깃이 여며지고 경건해 지는 법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마애불이 몇 백 개나 된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마애불이 많은데 다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사진을 찍어오면서 대중화 됐으나 마애불군상에 대해선 작업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는 그 와중에 발견한 마애불상군에 대한 흥미가 샘솟아 이걸 집대성하고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마애불상군에는 부처님이 한 분만 계시는 게 아니라 아난 존재를 비롯 여러 부처들이 새겨져 있고 느낌이 하나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마애불이 저마다의 역할분담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여럿이 복수로 다가오는 게 좋았다.
마애불을 쳐다보면 천 년 전에 그때 도공이든 불자든 누구든 큰마음에서 돌에 그려진 그림, 불상을 새겼고 또 그 오랜 시간을 걸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원을 했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걸 생각하면 이 앞에 와서 보이지 않는 감흥이 분명 있을 것이다. 벽에 그린 단순한 그림이긴 하지만 이곳은 어마어마한 시간 속에서 견뎌 온 불상들이 아닌가. 이를 계기로 마애불상군을 정립하는 계기를 맞은 것이다.
이번 두 번째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첫 전시(2017년 8월)는 나를 거쳐 흘러간 시간과 거리라는 물리적인 거리를 축약했는데 이번 두 번째 전시는 내 내면의 깊이로 들어가는 작업이다. 전시작품은 대형 사진으로 22-25장쯤 전시된다. 동시에 사진집에는 60장쯤 수록하고 있다.
여러 어려운 고비 때마다 절에 가다 보니 절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절을 기웃거리는 이유는 풍경소리도 좋고 향이 좋았고 우선 마음이 편했다. 머리를 깎고 싶은 충동도 있었고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절 사진을 찍는 이유다. 절에 가다 보니 절도 만나고 부처도 보고 스님도 만났고 그렇게 시간이 흘렸다. 그러다가 마애불을 만났고 천 년 전에 선조들이 돌에다가 그린 그림을 만나면서 마음을 다잡아 갔다. 부처님을 그린 신앙적인 성향이라 사람들이 앞에 와서 기도도 하고 제도 올리고 하는 것처럼 마애불에 카메라를 매고 마애불 앞에 서면 지금도 마음이 편했다. 내가 슬픈 마음으로 마애불을 친견하면 마애불도 슬프고 내가 마음을 비우고 기쁘면 마애불도 기쁘고 사진도 그렇게 찍힌다.
내가 마애불을 만나면서 내 삶이 바뀌었다. 불교라는 종교성도 작용했을 것이다. 내가 두 번 산다는 마음으로 불교를 접하고 내가 깊이 빠진 때도 있다. 덤으로 산다는 마음으로 깊이 불교에 빠질 때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복수로 된 마애불상군에 매료된 것이다. 지금도 마애불을 보면 마음이 숙연해지고 천 년이 담겨있는 그 마애불을 보면 인간이 살아봐야 얼마나 살겠나 싶다. 인간이 길러야 100년인데 돌에 그린 그림과 시간이 묶여 있다는 것을 볼 때 내 삶을 흔들어 주었고 새롭게 정립하게 만든 것이다.
마애불군이 나에게 접근한 것은 부처님이 한 분이 아니라 역할분단이 되고 사진 구도 잡기도 좋았고 여러 부처님이 계시는 곳 하나의 부처가 여러 가지 복수로 다가오는 게 나에겐 마음에 들었다. 덤으로 사는 인생에 악착같이 살지 않았다. 살기 위해서 상업사진도 겸했지만 웨딩 사진을 안 찍었지 손해 본다는 미음으로 살았다. 이런 계기가 있을 때 조금씩 주변에서 도와준다.
많은 사람들이 염원을 투사해 놓은 마애불상군이 이제 내 카메라를 통해 세상으로 터져 나오려고 꿈틀댄다. 불교문화의 다양한 표정으로 갈무리되어 이제 세상으로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30년간 1만여 명에 이르는 사람의 표정과 1천여 곳에 달하는 사찰의 모습을 수백만 컷에 담았지만 아쉽게도 한 장의 사진을 완성했다고 말하기엔 여전히 두려움이 앞선다. 이제 내 삶을 위해 다시금 카메라를 앞세우고 인생의 길을 한 걸음씩 걸어가고자 한다. 이번에 내어놓는 마애불상군전은 불교와의 인연을 말하는 그 첫발자국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약력]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졸업. 1988년 《주간스포츠》 사진부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보도, 출판,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 불교 관련 사진을 찍어왔으며 G20 정상 증정을 위해 문화부에서 간행한 화보집에서 불교 분야의 사진을 담당했다.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을 마치고 원광대학교, 동방불교대학교, 중국 연변대학교 등에서 사진학을 강의했다.
《붓다의 제자 비구니》,《깨달음이 있는 산사》, 《길 위에서 삶을 묻다》 등 40여 권의 도서에서 사진 작업을 했다. 특히 월간 《불교와 문화》, 진각종, 원불교, 백양사, 불교 방송 등과 함께 불교 관련 촬영에 힘쓰고 있다.
불교방송에서 나오는 <불교와 문화> 잡지의 사진 일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15년 넘게 사찰을 찍고 있다. 10년 넘은 일주문을 주제로 200여 군데 찍었고 2017년 8월에는 첫 사진전인 <달빛 아리랑>을 개최했다. 전국을 돌며 마애불상군(群) 사진도 오랫동안 찍어왔다.
9월 18일부터 제2회 사진전인 마애불상군(群) <돌·부처를 만나다> 사진전을 진행한다.